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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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 무사히 작동이 되는건진 모르겠지만, 내가 죽기 전까지 이 무전기가 남의 손에 들어갈 일은 없겠지. 그게 아니면 위험한 상황이라거나. 어느쪽이든 기분이 썩 좋진 않군. ...... 근데 이거 뭐라고 말해야 하는거지? 나는 일기같은 건 적어본 적이 없어. 아, 젠장. 안 하던 짓을 하려니 피곤하군.


 아무튼 간에, 지금 일자는 해방기 N년. 어제 일자로 사지가 멀쩡하게 결계로 입장했다. 광장은 넓고 잔디의 질은 그저 그렇다. 누워서 자기엔 축축할 정도고. 오늘 일자로 알아낸 중요한 것은 생각보다 여러 시설이 꽤 멀쩡히들 돌아간다는 것과 병원에 있는 의문의 존재. 그리고 의문의 존재가 말한 '다이버'. 이정도로 나뉘는 것 같다.


 우선은 시설부터. 병원 1층에는 편의점이 있고, 지류와 필기구를 발견했다. 전체적으로 전력은 들어오지 않는 것 같아 보인다. 5층에는 의문의 존재가 서식하는 거처가 있다. 그가 누군지, 이쪽 편인지, 어떤 사람인지, 생물이긴 한 건지는 알 수 없다. 개인적인 감상으론, 그는 누구의 편도 아냐. 구태여 따지자면 피곤하게 만들지 않는 편이랄까. 다이버를 감지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만 그것이 누구인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어쩌면 그정도로 세밀한 능력까진 가지고 있지 않을지도 모르지. 


 백화점엔 여러가지가 있다. 간단한 의류나 먹을 것은 물론 구형 녹음기까지. 그리고 나는, 종교는 딱히 믿는 편은 아니지만, 어떠한 존재를 느꼈다. 이 난리통에 제정신이 아니게 된 걸지도 몰라. 하지만 지금 시대에 거의 찾아보기 힘든 구형 녹음기따위가 구비되어있는 백화점이라니. 나는 이 존재를 에밀리라고 칭하기로 했다. ..... 백화점의 10층엔 하늘 정원이 있다. 폐허와 건물의 위치까지 한눈에 내다 보이고 결계와도 가깝다. 일반인의 시력으론 바깥에 있는 선수들의 위치나 행동따위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시력이 엄청 좋은 저격수나 다이버라면 가능할 지도 모른다. 선수들은 머리 위를 조심해야 한다.


 광장. 이곳은 언제와도 선수들이 북적북적하다. 피곤하지만 여차할때 무전기를 통해 이곳으로 모든 인원을 소집하기에 용이해 보인다.


 그리고 다이버. 인간의 모습으로 위장할 수 있는 존재들. 여태껏 만난 다이버들은 썩 언어능력이 뛰어난 편은 아니었다. 그들도 적응 기간이 있는건가? 아직까지 언어능력이 저렴한 선수는 보이지 않는다. 상당한 베테랑들이다. 


 현재로썬 여기까지. 특별한 일이 있다면 녹음기를 다시 틀겠지. 다시 녹음기를 틀 수 있길 바라.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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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칵.




 의문의 존재가 스스로 걸어나왔다. 이 존재를 집행자라 칭하기로 했다. 언뜻 사람의 모습이지만 감정없는 목소리. 낮에는 살인이 벌어지지 않았다. 그것들... 다이버 역시 낮에 살인을 저지르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집행자는 하루에 한번씩 다이버들의 살인이 일어날 것임을 예언했다. 이 부분은 모두가 들었으니 생략하도록 하고.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하지만 이 중에는 네명의 다이버와 한명의 배반자가 숨어있을 것이다. 아직은 섣불리 정할 수 없지만 앞으로 결정해나가야 한다. 인간들은 인간들의 가장 친한 친구인 개를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어. 탁월한 면만 보여주는 사람은 조심해야지. 그건 믿을 수 없는 신뢰거든. 선수들에겐 지류와 필기구를 나누어주었다. 이는 정말로 다잉메시지를 쓰는데 사용 될 수 있지만. 운이 좋으면 다이버들의 전략이 적힌 쪽지를 얻을 수 있을것이다. 이 부분은 운에 맡겨야 겠지만...뭐. 보험은 들어둘 수록 좋지. 




찰칵


Posted by Rosaly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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